우리도 이제는 국제결우리도 이제는 국제결혼 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전체 결혼 건수를 보면 국제결혼이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주변에서도 자녀나 친인척, 친구들 중에서 국제결혼한 부부를 쉽게 발견할 정도로 국제결혼 건수가 늘고 있다. 그만큼 국제결혼에 대한 일반의 인식 또한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변했다. 

국제결혼 하면 이전에는 흔히 배우자를 구하지 못한 농촌 총각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의 가난한 나이 어린 신부들을 떠올리지만 지금은 예비 신랑 신부 자체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동남아시아도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신부들의 남성관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가난을 면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이전의 결혼관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지금은 경제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신랑될 사람의 됨됨이, 결혼생활에서 자아의 실현 등에 초점을 맞춘다.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국내 예비 신랑들의 배우자 선택기준 역시 판이하게 달라졌다. 배우자가 될 여성의 인격과 개인적 매력 등을 우선 기준으로 한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최근에는 다양한 직업과 계층에서 국제결혼을 원하며 결혼정보회사를 노크한다. 대기업 직원은 물론 공무원, 공기업 직원, 교사, 의사에 이르기까지 국제결혼을 더 선호한다. 이들의 결혼은 재혼보다는 초혼이 훨씬 더 많다.

이처럼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은 국제결혼을 위한 법적 제도적 절차와 조건이 매우 철저해진 것도 큰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 상대국가들의 국제결혼에 관한 법적 제도적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국제결혼을 원하는 남성의 경우 지금은 자신의 경제력을 입증하는 소득증명원과 재직증명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행정기관에서 발급하는 혼인관계증명은 물론 건강상태에 대한 증빙, 심지어 범죄경력증명서까지 사전에 상대방 신부에게 제공해야 한다. 신부도 신랑이 될 사람에게 관련 증명서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양국의 대사관이나 영사관 등이 직접 관여하고 개입하며 보증을 한다. 이처럼 철저한 법적 절차적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국제결혼을 원하는 남성들의 직업의 다양성이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환경이나 조건이 좋아지고 있다.

어느 날 사무실로 찾아온 키도 크고 인물도 훤칠한 30대 중반의 공무원 A씨는 국내 신부보다는 베트남 신부와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 또래 동료들보다 늦게 입사해 연봉도 적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경제적으로도 넉넉한 편이 아닌 그는 몇 번 여성들과 선을 봤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경제적 이유가 늘 원인이었다. 결혼 조건을 따지는 한국 여성들에 불만과 피로감을 느꼈다는 그는 차라리 나이 어리고 똑똑한 베트남 여성을 만나 같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살면서 일어서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으로 국제결혼에 골인한 것이다.

두 달 전쯤에는40대초반의 의사도 베트남신부와 결혼했다. 연봉이 2억이 넘는 그는 초혼이었다. 그도 역시 부잣집 신부감과 몇 번 선을 봤지만 결혼이 너무나 조건으로 인한 만남으로 전개되고 사람보다는 돈이 우선시 되는 영혼없는 풍조에 환멸을 느껴 더 이상 선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사무실에 상담을 하면서 "결혼은 돈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모든 것을 돈과 조건에 결부시키는 결혼은 안봐도 결코 행복해질 수가 없는 겁니다!"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차라리 순수한 마음의 외국인 신부와 결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스모스처럼 해맑고 착한 얼굴을 한 20대중반의 예쁜 베트남 신부를 만나 너무나 기뻐했다. 싱글벙글하던 그의 얼굴을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국제결혼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국제결혼을 원하는 신랑들의 직업이나 수준도 다양해졌다. 이른바 잘나가는 엘리트 남성들의 국제결혼도 이제 예사로운 일이 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직업과 계층에서 늘어나고 있는 국제결혼은 국가간의 우호증진과 국익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국제결혼시대에 거는 기대가 커진다.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