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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빈오승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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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릴 통로는 많아졌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을 공격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연극 ‘에너미’는 수질 오염을 밝힌 인물이 여론의 표적이 되는 과정을 통해 오늘의 미디어 환경을 들여다본다. 문소리와 이봉련이 번갈아 연기하는 커스틴을 중심으로 공익을 위한 발언이 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바뀌는 순간과 그 과정에 가담하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무대에 올린다.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1층 아티스트 라운지에서 ‘에너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준우 연출과 번역·윤색을 맡은 강훈구 작가, 커스틴 역의 문소리·이봉련, 데릭 역의 강신구가 참석했다. ‘에너미’는 헨리크 입센의 ‘민중의 적’을 키어런 헐리가 현대적으로 각색한 희곡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강훈구 작가가 번역·윤색을 맡았다. 원작의 온천은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소도시를 되살릴 친환경 리조트로 바뀌었고 개발 과정에서 상수도에 오염 물질이 유출되면서 지역의 기대와 주민의 안전이 충돌한다. 스토크만 형제는 자매가 됐고 인쇄업자가 행사하던 영향력은 지역의 대형 유튜버에게 옮겨갔다. ‘에너미’ 제작발표회 현장 ⓒ세종문화회관 이 변화는 정보가 퍼지는 통로뿐 아니라 진실을 둘러싼 갈등의 양상도 바꾼다. 오리지널황금성3게임 이준우 연출은 미디어와 “SNS가 더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지만 안위와 이익, 질투와 혐오가 겹치며 진실을 흐리기도 한다”며 “개인의 목소리도 모이면 힘이 생기지만 그 힘이 잘못 쓰일 때 서로를 찌르는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품이 주목하는 것도 발언 내용에서 그 발언을 한 사람의 삶으로 옮겨가는 공격이다. 커스틴이 제기한 오염 문제를 넘어 가족과 사생활까지 공개되고 사람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이 연출은 “가족까지 인터넷에 공개되고 모든 것이 질타의 대상이 되는 경험은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무섭고 끔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꾼 설정 역시 이런 공격의 성격과 맞물린다. 강훈구 작가는 “여성이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SNS와 언론을 통해 더 많은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에 관심을 뒀다”며 “전문성을 가진 커스틴이 진실을 말해도 의심받는 상황에 동시대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자매의 대립과 커스틴의 딸 페트라까지 이어지는 여성 가족의 관계도 갈등을 구체화한다. 문소리 ⓒ세종문화회관 인물들이 저마다 내세우는 명분은 선악을 단순하게 나누기 어렵게 한다. 문소리는 연습을 거치며 각자의 입장이 충돌하는 과정에 주목하게 됐다고 했다 릴게임알라딘 . 그는 “각자의 진실이 다 다르고 그것이 충돌하고 모여 힘을 가지며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오염이라는 사실 앞에서도 인물들이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과 행동이 달라진다는 .이 작품의 긴장을 만든다. 발언의 대가를 다루는 만큼 배우들에게도 목소리를 낸다는 것의 의미가 질문으로 돌아왔다. 문소리는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지 늘 고민한다”며 “저도 많이 상처받지 않고 제 말로 인해 다른 사람도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봉련은 “SNS를 하지 않아 저의 목소리를 낸 적은 없지만 작품을 통해 그것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내용에 다 동의하진 않겠지만 작품에 동참하기로 한 이상 그것이 제가 내는 목소리”라며 작품을 선택하고 관객과 만나는 행위 역시 자신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에너미’가 예고한 질문은 누가 옳은지를 판정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진실을 요구하던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 한 사람을 공격하는 군중이 되는지, 그 안에서 자신은 어떤 목소리를 보태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강 작가는 “이 사회는 민중의 적을 만들어가지만 누가 진짜 민중의 적일까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에너미’는 오는 2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후불제 ☆ 7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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